혼자있는 시간의 힘을 읽고... 기대를 너무 많이 했다보다

혼자있는 시간의 힘 표지

위즈덤하우스. 사이토 다카시 지음. 장은주 옮김. 

 

혼자 있는 시간의 힘의 전체 제목은 '기대를 현실로 바꾸는 혼자 있는 시간의 힘'입니다. 저자는 도쿄대학교 법학부 및 동대학원 교육학연구과 박사과정을 거쳤고 교육학, 신체론, 커뮤니케이션론을 전공하고 메이지대학교 교수입니다. 대학 실패부터 첫 직장을 들어가기까지 10여 년 정도인가요? 혼자 있는 시간 동안 스스로를 돌아보며 목표한 것을 현실로 이루기 위해 공부에 몰입하고 그것이 내공이 되어 지금의 자리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꿈을 이루고 목표를 향해 나아가기 위해서는 누구에게나 혼자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그가 혼자 있는 시간 동안 무엇을 할지 알려준다는 이 책에 저는 다소 실망했습니다. 저자 자신도 비자발적으로 처한 상황과  본인의 성향 때문에 타인과 어울리기 어려워서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았고 그 시간 동안 힘들었고 고독했다고 고백합니다. 

 

저자만큼은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자격증 시험을 준비하며 지독하게 외롭고 자존감이 바닥에 내려꽂히는 몇 년의 시간을 보낸 바 있습니다. 저자는 그 시간이 꼭 필요한 것이었다고 하는데... 저에게 물어본다면 굳이, 꼭 그런 경험을 할 필요가 있을까 싶습니다. 또한 대입을 두 번 준비하는 수험생, 대학 졸업 후 취업을 준비하는 취준생들은 모두 소속된 곳 없이 인생의 다음 단계라고 하는 곳에 이르기 위해 공부하는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이들 모두가 혼자라고 느끼지는 않을 것 같고요. 

 

1. 기회는 혼자있는 순간에 온다

2. 적극적으로 혼자가 돼야 하는 이유

3. 기대를 현실로 바꾸는 혼자만의 시간

4. 혼자인 시간이 나에게 가르쳐주는 것들

5. 누구에게도 휘둘리지않는 내가 되기 위하여 

 

총 5챕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중에 2번째 챕터는 고개를 끄덕일 수 있었습니다. 함께 있다고 다 좋은 영향을 주고받는 것은 아니다/모두와 잘 지내기 위해 노력하지 마라/중요한 순간에는 관계도 끊어라/혼자 잘 설 수 있어야 함께 잘 설 수 있다는 평소의 제 생각과도 일치하고요. 타인과의 관계를 잘 유지하기 위해 소모해야 하는 에너지가 과도하게 되면 내가 내 인생을 사는 것인지 남과의 관계를 위해 사는 것인지 애매해지는 것 같아요. 내가 스스로 내 일에 집중할 에너지를 충분히 쓰는 게 우선순위를 차지해야 하죠. 

 

다른 챕터는 무슨 말을 하려는지 이해가 잘 안 되었습니다. 본인이 목표하는 바를 위해 혼자서 공부에 매진해야 한다, 그런데 외로울 것이다, 그 외로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고전을 읽고 자연과 함께 하고 건강을 유지해라 이렇게 요약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책 초반에 이런 구절이 나옵니다. 

"무리지어 다니면서 성공한 사람은 없다. 뭔가를 배우거나 공부를 할 때에는 먼저 홀로서기를 해야 한다. 머리의 좋고 나쁨이나, 독서의 양보다는 단독자(현대인은 자신의 자유와 주체성을 버리고 집단 속에 묻혀 자기를 잃어간다. 그 전체, 즉 집단의 반대편에 서는 존재를 키에르케고르는 '단독자'라는 개념으로 설명했다)의 자질이 필요하다. 

 

단독자라는 의미가 궁금해서 조금 찾아보았는데, 키에르케고르는 인간 삶의 단계를 '미적 단계' '윤리적 단계' '종교적 단계'로 나누고 마지막 단계가 참된 삶이라고 했다고 합니다. 종교적 단계에서 '신 앞에 선 단독자'로 신이 나의 모든 말과 행동을 보고 있으니 나 외에 다른 것에 책임을 돌리지 않는 주체성을 강조하고요.

 

집단의 반대편에 서는 존재라기보다는 스스로의 판단과 의지에 따라 사는 삶을 추구하되 그것이 신을 향한 것이라는 의미로 받아들였습니다. (키에르케고르가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으니 그러한 결론에 이르는 것은 자연스럽습니다.) 집단과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해도 스스로의 결정에 의한 것이라면 그 또한 단독자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무언가를 해내기 위해 거쳐가는 시간은 그 무언가에 몰입하면 될 것이고요.

일상에서의 시간은 혼자 또는 타인과 함께 고요하게 또는 역동적으로 누리면 될 것 같습니다.